중년에 하고 싶은일 중년에 꾸는 꿈
그동안 허리 통증으로 회사에서 휴가를 얻어 고향에 내려와 허리치료를 받으면서 노환으로 편찮은 아부지를 병원에 입원 시키고 어깨 통증을 호소 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여기저기 정형외과를 다니며 치료를 받으려 다니든 일
좋으련만
고향집 흙돌담은 70년 동안의 모진 풍파에도 훼손 없이 굳건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고향집 마당 한켠에 자리 잡고 있는 텃밭에 유실수 몇그루를 심고 싶었었는데 어제 시내에 나간 김에 묘목상에 들러 복숭아 묘목 세그루를 샀다.
세명의 애들을 위해 심어 두는 것이다.
나의 세대에는 재미를 보지 못하겠지만 우리 두아들과 딸내미는 잘익은 복숭아를 따먹을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하며 각각의 나무에 이름도 붙혀 보며 심는다.
저녁 나절이라 햇볕도 없는 시간이고 산들산들 포근한 바람마져 불어 주니 나무 심기에 딱좋은 날씨다.
묘목은 접붙혀서 키운 나무라 접붙힌 자리는 아직도 비닐이 감겨 있어 땅에 묻기 전에 비닐을 풀어 주도록 한다.
땅에 묻을 때는 접붙힌 부분이 땅위에 드러 나도록 심어야 한다.
땅속에 뭍힐경우 약한 부분으로 병충해를 입게 될수도 있으므로 땅속에 뭍히지 않도록 특히 유의해 심도록 해야 한다.
적당히 다져 나무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 준후 물을 듬뿍 주도록 한다.
하룻 밤새 봉우리가 활짝 피었다.
이십여년전 묘목들을 심어 산울을 만든 탱자나무 울타리에 노란 잎파리가 돋아나 상당히 예쁘다.
울타리 안 밭에는 작년에 우리 오매가 심어둔 도라지들이 앞다투어 서로 키를 자랑하듯 올라와 있다.
이놈들은 맛보다 색깔이 더 예쁜 당근이다.
뒤로 부추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두릅이 조금 억세져 버려서 맛이 떨어 지겠지만 캐기전 한컷 해 본다.
살짝 데친후 초장에 찍어 먹어보니 두릅의 고유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맛이 기가 막힌다.
몸에 힘이 불끈 솟는것 같다.
역시 뭐니뭐니해도 제철에 나는 봄나물은 웰빙식의 최고 인듯 하다.
담장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가죽나무의 새순이 발갛게 올라온 모습이 예쁘다.
어미 나무를 잘라 버린후 또 생겨난 새끼 가죽나무인데 이제는 마음껏 크도록 내버려 두어야 겠다.
석류 나무 가지 치기를 좀 해 보았다.
찍을 생각도 안했든 엑스트라인 빨간동백꽃잎들이 바닥에 떨어진 모습이 사진에 덩달아 포착 되었네...
이 화단에는 내가 총각시절 심은 동백나무 열두그루가 해마다 형형색색의 꽃을피우며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몇년전 아부지가 조경사에게 용돈 벌이로 다 팔아 버리고 그때 떨어져 자란 한그루의 새끼나무가 지금 남아 있는 이놈이다.
바닥에는 부지런 하신 우리 오매가 심어둔 취나물들이 한창 자라나고 있다.
담장너머에는 벛꽃이 활짝 꽃자랑질을 하고 있다.
안개꽃 처럼 꽃망울이 예쁜 탱자꽃도 자랑질이 한창이다.
마늘이 밭 가득 싱싱하다.
유채꽃이라고도 부르는 얼갈이 배추의 꽃장다리가 노랗게 꽃을 활짝 피워 자랑질을 하고 있다.
부지런 하신 우리 오매는 빈땅을 용납 하지 않는다.
우리 오매의 작품들이 단연 짱인듯....^^
허리가 아파 고향집에 쉬면서 그동안 바빠서 잊고 살았던 고향의 정취에 흠뻑 젖어 보니 신선한 기를 받아서인지 허리통증도 한결 가벼워 진것 같다.
아직 까지는 고3 막내녀석 대학공부 마칠때 까지는 일을 해야 하기에 고향에 머물수 없지만
졸업후에는 고향에 묻혀 살고 싶다.
부드러운 흙과 공기는 심신을 치유 하는 능력이 탁월 한것이다.
졸업후에는 고향에 묻혀 살고 싶다.
화단에는 괴목들을 심어 꾸며 주고 텃밭에는 채소들을 심어 자급자족 하고 가끔은 가까운 바다로 나가 낚싯대를 드리우며 황혼의 날들을 보내며 지내는 것은 생각만 해도 흐뭇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