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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80의 노스텔쟈 어린날의 기억들 1부 3페이지

    2014. 12. 21. 18:51   블로그와 감성

    앞서 몇번 언급한 사항 이지만 이 이야기는 1인칭 주인공 작가 시점의 과거 시제 과거 완료와 믹서해 과거의 현재 시점을 바탕으로 한 약간의 허구가 가미된 소설 이므로 혹시 본좌를 인지 할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 미리 당부 하고 싶다.


    글은 글이고 물은 물이다.

    오해나 편견은 금물 이라는 말쌈 이다.


    8

    그러나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내 용기부족으로 번번히 그기회를 놓치고 후회만 하고 있었다.


    처음 내짝지 였을땐 내게 곧잘 말도 잘하고 장난질로 날 많이도 괴롭히든 걔도 나이가들어 가면서  말괄량이 같은 성격은 없어져 버리고 나를 보면 예전같지 않게 얼굴이 붉어지 면서 살짝  눈웃음만  칠뿐 말을 안했다.


    3학년 까지는 학교를 기준 으로 아래 위쪽의 지역으로 나뉘든 반이 4학년이 되면서 남여 학생으로 1반과 2반으로 나눠지게 된다.


    그렇게 사학년으로 올라가 새로운 교실로 옮겨가게 되었고 그날 오후 수업이 끝나 책 보따리를 싸고있는 내게 담임선생님 께서 교무실로 불렀다.


    ''니 배구부에  한번 들어 봐라 니 체격 조건이 배구하면 되겄는데 우떳노 할수 있겄나?"


    ''근데 선생님 배구는 선수들이 다 있다 아입니꺼?"


    ''그래 근데 이번에 한명이  전학가는 바람에 빠져서 한명 이 더 필요해서 그라는데 니 한번 해봐라 와 싫나?"


    나는 순간적으로  운영이 생각이  번쩍 스쳤다.


    걔는 삼학년들면서 배구부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걔는 몆번 시내 학교에 원정경기 까지 갖다 오고 할 만큼 운동신경이 아주 발달 했다.


    ''알겠습니더 그러겠습니더"


     ''그라모 좋다 내일부터 오후 수업 마치면 운동장으로 나온나 알았제?"


    ''예 잘알겠습니다."

    나는 사실 힘과 체격면에서는 괜찮 았지만 운동소질이 별로 없어 또래들과 축구차기 같은 운동에서 별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평범한 편이였고 나자신도 그걸  잘알고 있었지만 단지 운영이랑 같이 배구를 할수있다는 것 때문에 무작정 배구부원이 되기로 했던 것이다.


    정말 그것을 계기로 나와  운영 이 와의 은밀한 친구사이 라고 할까 뭐 그런 풋사랑은 시작이 되었든것이다.


    방과후에  우리는 모여 한시간  또는 두시간 정도 맹연습을 했는데 처음부터 시작하는 내겐 두배로 트레이닝이 시작 되었고 첫날은 노상 운동장만 몇바퀴 달리게 하고 던져 주는공 끌어안기 같은것만 수없이 반복 해서 시켰다.


    나는 그래도 운영이 에게 잘보일려고 열심히 했다.


    그렇게 해가  서쪽 하늘 쪽으로 많이 기울어지면 우린 연습이 끝나고 집으로 향했다.


    내 가슴은 그때부터 두근두근 뛰며 걔뒤에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따라 가는것이다.


    처음 몇일은 서로 집에 도착할때 까지 한마디 말도 없이 그렇게 적당한거리를 두고 걔 뒤에 서서 걸어 가기만 했는데 운영이는 가끔 뒤를 돌아보며 나와의 거리를 적당히 맞추듯 했다.


    나와의 거리가 좀  가까워 졌다 싶을땐 발걸음이 빨라 졌고 반대로 멀어 지게 되면 발걸음을 늦추어 걸어간다. 


    나는 그냥 별 관심 없는척 하며  뒤따라 가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갈등을 겪고 있었다.


    "그냥 아무 말 이라도 해 볼까? 에이 그러다 내가 지를 좋아 한다고  생각 하면 곤란 한데....

    운영이  저 가시나는 날 별로 좋아 하지도 않는데..." 


    그런데 사오일이 지날쯤 우리들이  물구덩이를 파며 놀든  그 바위 앞에서 걔가  가지않고 뒤돌아서서

    내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나는 두근반 세근반 뛰는 가슴을 조이며 태연 한척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는데  운영이가 갑자기 손을 내밀며 내 팔을 잡아 끌었다.


    ''동주야 니 머슴아 맞나?  바보야  내 랑 이야기 좀하면서 가자''


    그러면서 뚫어져라 쏘아 본다.


    나는 왠지 부끄러워 걔를 바로 보지 못하고 힘없는 목소리로 알았다고 말하며 걔 에게서 팔을 빼내며 주춤거리고 있었는데 걔는 옛날 짝지때 처럼 내 팔 을 콱 꼬짚으며 혀를 낼름 내 밀고는  앞으로 뛰어 달아 났다.


    나는 그때서야 용기가 생기면서 부끄러움도 없어지고 장난끼가 발동해서 운영이를 뒤쫓아 잡으려고  뛰었고 운영이는 웃으며 저만큼 달려 간다.


    "바보 머스마 날 잡아 봐"


    운영이는 뛰다가 뒤돌아 보며 약 까지 올리고 있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뛰어  결국 그 애를 잡는데 성공한다.


    나는 숨이 차 쓰러질것 같은데 걔는 아무렇지 않았고 일부러 속도를 늦춘것  같았다.


    나는 운영이 소매 자락을  꽉 붙잡고  또 달아나지 못하도록 힘까지 주고 있었는데 의외로 운영이는 달아날 생각 같은건 없는듯 약간 얼굴만 붉히고 가만히 서 있었다.


    ''바보!!머슴애가 왜그렇게  부끄럼이 많노 니 나 좋아 하는거 다안다''

     

    9


    나는 화들짝 놀라 얼굴이 뜨거워 지면서 기어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니가 그걸 우찌 아는데 ...?''


    나는 뭔가 부끄러운 걸 틀킨것 처럼 얼굴이 뜨거워 지고  말마저 약간 떨렸다.


    ''사실은 내가 니를 이리저리 많이 살펴 봤으니까  알지 니 맨날 나만 보면 얼굴 빨개 지는거 보고 나는  니가 날 좋아 하는 줄  알아 봤다 그런 감정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것쯤은 나도 알거든  ...''


    ''참 내가 재미있는 만화책이 있는데 니 빌려주까?''

    나는 얼른 말을 바꾸려고 이야기를 다른대로 돌렸다.


    '' 킥 킥 머슴아가  왜 그리 부끄럼이 많니?''

    운영이는 내가 그러는게 귀엽다는듯이 짖굿게도 내 얼굴가까이 까지 자기 얼굴을 바짝 갖다 대고는 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걔의 까만 눈동자가 너무나도 예쁘다.


    "야 니는 가시나가 되갖고 이래도 되는기가?''

    "뭐가 어째서 나도 니를 전부터 좋아  했는데 이런 기회가 없어서 그랬지만 앞으로 우리 연애하는 사이가 되는기다 알았제?"


    나는 이런기분은  생전 처음 이였다.

      

    뭐라 표현 하기 어려운 기분이였지만  마치 배가  엄청 고파 있을때 밥을 마음껏 먹고 난 것처럼 가슴이 꽉차서 세상이 내 가슴속에 다 들어온것 같았고  구름 위에 떠 있는것 처럼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다리에 힘이 쭉 빠져서 그냥 주저앉고 싶었다.


    "이것이 소설속에나 나오는 사랑 인가...?"

    나는 곰베 형이 빌려 준 무협지 속의 여주인공 냉운녀를 떠올렸다.


    우리는 집에 다가도록 장난을 치기도 하고 손을 맞 잡기도 하며 다정스레 걸었다.


    "자 이렇게 나처럼 내 밀어봐"


    걔가 새끼 손가락을 내 밀었다. 

    나도 얼떨결에 걔처럼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는데 내가 내민 새끼 손가락에 자기 손가락을 끼우며 무슨 결사단의 의식이라도 치루듯한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아무도  알면 안돼는 우리 둘만의 비밀 이야  알았지"


    약간의 비음이 섞여 있는 애교 스럽고 예쁜 목소리로 서울애들 처럼 표준 말투를 썼는데 소설 속의 여자 주인공 냉운녀 가 틀림 없었다.


    운영이는 모든게 나보다 어른 스러운것 같았다.


    "야 니는 우찌 이런 것도 알고 있었노?"

    나는 신기해 하며 운영이를 뚤어져라  쳐다 봤다.


    "바보 아직 이런것도 몰라 "


    물론 나도 그런 걸 모르는건 아니 였지만  현실 속에서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마냥 어리둥절 하고 신기한 기분 이 들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혼자  속으로 우리둘의 비밀 스런 관계를 생각 하며 한껏 마음이 구름속을 걷는 기분으로 지내고 있었다.


    정말 하루하루가  걔의 얼굴만  쳐다 봐도 구름속으로 날개 달린 백마를 타고 나는 듯한 기분이였다.


    10


    "운영아 니 다음에 커서 내 색시 되줄거제?"


    나는 운영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킥킥  니 정말  내가 그리 좋나?  그런데 머슴애가  그리 부끄럼이 많아서 어떡해?"


    그렇게 말하면서 얼굴이 빨개진 운영이가 너무도 예뻤다.


    초록빛 들판 위로 하얀 두루미 한마리가 날아 오르고  숲속의 소나무랑 새롭게 피워올린 떡깔나무의 연초록 잎새들과  땅속의 달콤한 물을  잔득 머금어 올린 키작은 나무들과 풀들의 여물어가는 잎 새를 지나온 상쾌한 바람이 풋풋한 풀냄새를 잔득 안고 와서  두 천사들의 사랑을 시샘 이라도 하듯  무릎 키 만큼 자란 보리밭의 보리를  한차례 휘익 휘저으며 지나갔다.


    그것이 내 첫사랑 이였고 평생 살아 오면서 사랑의 향기는 이런것 이라고 각인 되는 순간 이였다. 


    비록 풋사랑 이지만 그 향기는 사는 내내 가슴과 영혼속을 깊숙히 적셔 놓은 익숙한 감정의 향기 였다.


    11

    세상에 태어나 엄마 말고 여자라는 존재가  이토록 좋다고 여겨진적은 운영이가 처음 이였다 .

     

    일학년때 담임도 예쁜 여선생님 이였고  이학년 때도 예쁜 여선생님이 담임선생 이였는데 이학년때 담임 선생님 이였든 임희선이란 선생님은 특히 더 이쁘고 고와서  홍근이 녀석과 둘이  선생님 사택의 담장에 턱걸이 까지 해가며  내다 보기도 하고 서로  선생님이  자기를 더 좋아 한다며 말 다툼을 벌이기도 했지만  그런 감정과는  또 너무도  다르고  묘한 느낌을 운영이 에게서 처음으로 느꼈다.


    어른들 생각으로 철없는 어린애들에게 무슨 연애 감정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분명히 가슴떨리게 만드는 충분하고도 절실한 연애의 감정임에 틀림이 없었다.


    지금 많은 세월이 흘러 풍상의 격세지감이 요요 하지만 그때의 감정이 분명한 연애의 감정 이라고 확신 할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비밀스런 만남도 그리 길지 못하고  한동안 안타깝게 시간을 보내야 할수 밖에 없었는데 손의승 이란  반 친구놈이 장난으로  팔을  비튼것이 그만 어깨뼈가 빠지고 인대가 늘어나서 배구를할수 없게 되 버렸던 것이다.


    난 엄마손에 이끌려 태봉 이라는 산깊은 마을에서 뼈를 손으로 주물러 끼워 맞춰 주는 용한재주를 가지신 할머니를 찾아가서 뼈를 끼웠지만 늘어난 인대때문에 한동안 팔을 붕대로감아서 목에다 메달고 다녀야만 했다.


    덕분에 배구를 그만둘수 밖에 없게 되버렸고 거기다  삼학년 후배 중에 도회지에서 이사 온 영희라는 애를 내가 좋아 한다는  소문 때문에 운영이 에게 결별을  당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이제 니는 내보다 영희가 좋제?  앞으로는 내도 니를 절대로 좋아 하지 않을 테다 배신자  나쁜놈  씨~"


    "절대 그런게 아이다 그거는 애들 하고 농담 으로 장난 친다고 한 말일 뿐이다 진짜다 내말 믿어 주라"


    "고마 시끄럽다 배신자  니 절대로 용서 안할끼다 두고 봐라"


    "운영아  내 말좀 들어도라 내가 그런거는  농담 이란 말이다"

    "머슴아가  되갖고 거짓말까지  해 대노 이제 우리  끝이니까 그리 알아"


    그리고 운영이는  산길을 따라  엉엉 울면서 뛰어갔다.


    나는 뒤따라 뛰어가며 그기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고 소리 치면서 뒤따라 달려갔지만  키도 큰데다 워낙 운동신경이 발달해 뛰어가는 운영이를 멀리서 지켜보며 숨을 헐떡일수밖에 없었다.


    그날 후로 나는 운영이 에게 내 진심을 알리기위해  운영이를 만나려 애써 봤지만  걔는 날 보면 아예 외면을 해버렸다.


    난 이미 배구부에서 제명되어 버린 상태라 마음놓고 가까이 갈수도 없었다  그래서 멀리서  바라 보며

    가슴 앓이만 하고 있었다.


    마치 뭔가 귀하고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린듯  마음이  텅텅빈것 같았다.


    매일 운영이를 보지만 이젠 아예 아는체 하는것  조차도 못할 만큼 애만 태우고 있을 뿐이였다.


    걔는 웃는 모습도 너무 예쁘고 다른 여자애들보다도 특히 뽀얗고 키도 커고 운동까지도 잘해 남학생들 에겐 인기 짱이였다.


    걔는 갈수록 더 밝아지고 예뻐만 지는데 그기에 반해 난 너무 초라해 지는 것만 같아서 어느새

    나는 걔를 잊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장난치고 하면서 울적한기분을 이겨 나가고 있었다.


    12


    그렇게 운영이에게 애태우든 마음도  이겨내며 다시 쾌활한 기분을 되찾을 즈음 더운 여름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혈기 왕성한   우리 꼬마 돌격 대원들앞에 턱턱 숨차게 찾아왔다.


    우리는 우~ 괴성을 울리며  앞다투어 달려가 조금도 주저함 없이 첨벙첨벙 물속으로 거침 없이 뛰어든다.


    가뭄을 대비해 만들어 놓은 작은 저수지가 있었는데 우리가 지나다니는 산길에서 제법 떨어져 있어 개울 뚝길을 따라  좀 멀게 돌아 가야만 하는 상당한 수고를 해야 하지만 그런 수고를 아끼지만 않는 다면 우리에겐 몇시간 동안ㅈ세상에 다시 없는 피서의 즐거움이 보상 되어 졌다.


    이 시기엔 그  저수지가 우리들의 주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신나게 놀다 집으로 향해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온몸은 또다시 땀벅벅이 되어가는데 이때 쯤 우리 에겐 두번째 만나는 그 상류쪽 개울의 여울목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냇물이 단차가  지면서 작은폭포 처럼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만들어 놓은 움푹 패인 개울의  언저리에다 돌 들을 쌓아서 물을 가두고 웅덩이를 만들어 두었는데  제법 넓고 깊다.


    여기서 또 우리들은 멱을 감고 물장구를치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놀다가 해가 뉘엿 해질 때쯤 갈 생각을 하는것이다.


    "야  이제 고마 가자  나는 소 몰로 가야 한다 "


    나이를 먹고 철이 들면서 이 냇물이 어디에서 생겨나서 어디를 돌아  어디 까지  가는지를 깨닫게 되었지만 그 시절에는 막연히 저 위쪽 부락 에서 내려오는 물이 라고 만 여겼든 이 냇물은 우리를 키워낸 젓줄 과도 같은 것이였다.


    우리 윗 부락의  산 깊은 골짝에서  부터  시작해 작은 도랑들이 모이고 그것이 몆가닥의 작은 개울이 되고  그것들이 모여서 한줄기의 큰 시내를 이루어 굽이지고 돌아  열몇개의 부락들을 지나가며 들판을 적셔주고  곡식과  사람들을 키워내면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우리 고을의 생명의 젓줄 이 였던 것이다.


    그런 나의 의식의 지평을 넖히기도 전  벌써 어린 우리들에겐 이미 너무도 소중하다는 것을 이 여름 느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이즈음 우리들 중 모두가  신기하게 바라 보는 특별한 녀석이  있었다.


    이 웅덩이 에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라면 선후배는 물론  여자애들도 함께 멱을 즐기는 것을 당연지사로 여기는 일인데 딱 한명  우리 한해 선배인 이노지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로 우리가 삼학년으로 올라갈때 시내학교에서 전학온 애였다.


    이 친구는 일년이 넘게 지난 지금 까지도 그 누구 와도 어울리는걸 보지 못했다.


    아침에 등교길에 줄을 지어 갈때도 친구들과 얘기 하는걸 별로 보지 못한것 같다.


    우리 한해 선배들도 이노지가 전학 오는 바람에 단지 남자가 두명에서 3명으로 늘어 난것에 불과 했다.

    이노지는 있어도 없는듯 존재감이 없었든 것이다.


    13


    장난도 치고 온갖노락질을 해가며 가고있는 우리들 앞에  그가 혼자 걸어가고 있다.


     "이노지  또 혼자가고 있네  혼자 심심 하지도 않는 갑다 "


    우리들 끼리 뒤에서 그렇게 쑥덕  되는게 전부다.


    그는 우리들 또래들처럼  책보따리가 아닌 중학생이나 되어야 가지고  다니는 책가방을  들고 진짜 타이어 상표가 찍혀있는 검은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우리들과는 다르게 검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당시에 애들이 신고 다니는 신발은 대부분 검정색 고무신으로 동그란 원속에 기차 기관부를  새겨넣은 기차표라는 고무신과 진짜 타이어 라는 상표가 찍힌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


    그런데 이노지는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가방 까지 들고 다녔던 것이다.


    그는 여윈데다  우리 또래들에 비해 키도 큰편이였다.


    그는 늘상 한손에는 긴막대기를 들고 길가에 솟아오른 키 큰 풀들을 쳐서 쓰러뜨리며 일정한 보폭을 유지한채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것이 우리들 눈에 한결같이 비쳐진 그의 일관된 모습이였다.


    누가 그런별명을 지어 주었는지 그뜻이 무언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를 이노지 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노지는 우리들과는 다른 세상을 혼자 살아가고 있는 것같은 녀석이였다.


    가모치 녀석도 친구들과 어울리는것보다 혼자 다니는 걸 좋아 하는 성격에다 여위고 키가 큰편 이였는데 그런면에서 가모치와 이노지 둘다  비슷한 공통점 같은게 있었다.

      

    오늘은 멱을 마친후에 동사 앞 마당에서  때기 따먹기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씨바랄 분명히 곱주기라 케 났고 안그랬다 커노 승수야 니도 분명히 들었제? 씨바랄 그래서 내가 마이 갔는데 언자와서 뭐라카노?"


    작은키에 가느다란 노란 반곱슬 머리를 갖고 있는 노식이가 입에 거품을 물고 침을 튀겨 가며 상대인 갑수에게 따지고 있다.


    때기 라고 하는 일원을 주면 한판을 살수있는 딱지로  큰 한장 안에 스무장 가량의 각각의 그림  있고 각그림을 둘러 싸고 있는 별과  글이 수량이 다르게 새겨져 있었는데 이것을 테두리 를 따라 가위로 잘라 게임을  하는 우리시절의 특별한 놀이 게임 이자 또한 일종의 노름과 같은 것으로 구슬치기와 더불어 약간의 용돈을 창출 할수가 있어 그시절 대단히 인기 있는 게임 이였다.


    이 게임 에서 게임 주도자가 사람수 만큼 딱지를 뒤집어 패를 나눈후 별의 수나 글자수를 지정하고 별이나 글의 수가 많으면 그패에 간 딱지 수만큼  승자에게 주어야 하는 것이다.

     

    간혹 곱주기를 불러 더 많이 패에 딱지를 걸도록 유도 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곱주기를 선언 하게 되면 패에 건 딱지의 곱으로 계산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갑수는 곱주기를 하지 않았다고 우기고  노식이는 곱주기 라고 했다며 지금 서로 열을 올리고 있었다.


    동사라고 부르는 이곳은 동네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지금의 마을 회관 같은곳이였는데 돌담이 어깨높이 만큼 둘러쳐져있고 담장을 돌아가며 감나무며 은행나무 가이수카 같은 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어 우리들이 놀이터로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야 연애쟁이 옹년이 온다"

    담장너머로 한길을 내다보며 누군가 우리들 에게 소리를 지른다.


    우린 모든 놀이를 중단하고 담장너머로 내다보며 

    "연애쟁이 연애쟁이"라며 지나가는 옹년이 누나를 다 함께 놀린다.


    언제 부터 인지 여중생이 되어  교복을 입고 다니는 옹년이 누나를 연애쟁이 라고 부르며 놀리게 되었는데 누구 형이랑 손잡고 가는걸 봤다 카드 라 누구 형과는 껴안고 있는것도 봤다 카드 라는 둥 서로 카드 라 는 말로 그 누나를 연애쟁이로 놀리는 걸 재미로 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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