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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목공소를 돌아 보며

    2015. 9. 7. 18:59   직업의 종류/목수일지

    오늘은 십수년동안 나무향기에 심취해 몸담았든 목공소가 그리워 제가 아는 선배가 운영하고 있는 목공소를 방문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정겨운 목공소의 내부 전경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이십여년전만 해도 거의 대부분 주택의 창호나 도어들을 천연목재로 목공소에서 직접 맞춤으로 제작해 시공 했었고 전국에는 골목골목 작고 큰 목공소들이 즐비 했었습니다.

    그러다 대형아파트 단지가 들어 서면서 창호와 도어의 대량생산이 불가피 하게 되었고 특히 도어같은 경우는 규격화된 스킨판을 수입해 사용하면서 기존 목공소에서 원목이나 합판으로 제작 하든 것을 대처 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도어를 시발점으로 공장자동화 생산이 까다로와 수작업에 의존 하든 창호 마져 자동생산이 가능 해 지면서 각종 랩핑도어 랩핑창호가 쏱아져 나와 목공소에서 할수 있는 일이라곤 기성문을 받아 시공 하는 정도의 일만 담당 할수 밖에 없어 목공소는 차츰 우리 일상에서 사라져 버리게 되었고 지금은 거의 명맥유지를 하는 정도가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메타세콰이어 목재는 연질의 목재로 가볍고 무른 목재다.

    오랜만에 들른 후배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선배도 세월의 힘에 하나둘씩 깊은 주름이 역력히 드러나 마음이 찡했습니다.

    선배는 요즘은 일이 거의 없어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실내장식이나 가구제작 하는일 목문 수리나 낮짝문을 제작 하는 일만으로 겨우 입에 풀칠하는 정도가 전부 라며 시류를 한탄했습니다.

    "니 놀고 있으모 온나 니 하나쯤은 같이 할거는 될끼다.

    이것 저것 하모 안 되것나 그자"

    "행님 말씀은 고맙지만 행님 할것 도 별로 없는데 그래서야 되것십니꺼 힘든일 있을때 좀 거들어 주는 거는 손목 낳고 나면 생각좀 해 보입 시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뻔한 사정에 내가 부담이 될것은 뻔한일이라 그렇게 대답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마전엔 절의 대웅전에 들어가는 문틀과 창포살문을 제작 시공 한것이 오랜만에 맡았든 큰공사 였다고 합니다.

    한때는 많은 직원들을 거느리며 종횡무진 뛰어 다닐 만큼 뛰어난 기술로 많은 일을 맡아 공장을 운영 했든 시절이 있었든 선배 였습니다.



    비단 목공소 뿐만 아니라 시류에 밀려 사장한 직업들은 수없이 많다.

    양복점의 경우도 그렇다.

    기성복이 나오면서 전국의 골목골목 즐비 하게 늘어서 있던 맞춤 양복점 역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많든 기술자들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다 싶히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들은 근대 산업화시대의 가계소득에 일조 한 일꾼들로 고된 노동으로 동생들의 학비를 대고 자식세대를 먹여 살려온 주인공들이였다.

    휴대폰의 등장과 함께 사양길로 접어든 손목시계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수 있겠다.

    공중전화부스나 빨간우체통 역시 지금은 전시물 정도로 남아 있다.

     

    선배는 예나 지금이나 청소에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닌지라 우리가 정리정돈을 맡아 했지만 요즘은 기계 쓸일이 별로 없다보니 먼지를 뒤집어 쓰고 방치된 모습이 찡하게 다가 옵니다.

    "형님 공장 정리정돈 좀 해야 겠수다."

    "쓰발 기계 쓸일도 별로 없고 먼지 쓸어 사모 고마 재수도 없다"

    씨익 웃으며 겸연쩍어 하는 인심 좋은 우리 선배의 모습이 천진 난만 하다.

     

    원목으로 만든 물통 뚜껑이 정겹다.

     

    정리 안해도 너무 안한다.

    그래도 선배의 철학을 건드릴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정리정돈 안하는 선배지만 목재 욕심은 엄청난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공장주변 공터마다 각종 원목자재들을 산더미처럼 쌓아 두고 있다.

     

    여기저기 목재를 욕심껏 쌓아두고 있다.

    반촌에 위치한 관계로 여기저기에서 큰 나무들을 베어 달라는 주문을 받아 포크레인까지 동원한 대형의 고목 벌목 건수가 많다 보니 대형의 기목이나 회나무,가죽나무, 메타세콰이어 같은 목재를 제재소에서 판재로 제재해 차곡차곡 쌓아 두고 있다.

    언제든 대량의 원목통도어나 창호작업에 대비 하여 만반의 준비는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선배는 대형 기목으로 원목탁자도 몇개 만들어 팔았다며 자랑스레 이야기 한다.

    대형의 편백나무를 제재해 쌓아둔 모습이다.

    "이리 큰 편백 나무는 정말 찾기가 어렵는데 내한테 딱 걸렸지 요거 빌때 고생 좀 했다 아이가 까닥 했시모 죽을뻔 했다.

    생각지도 안한 방향으로 넘어오는 바람에 깔리 삤는데 다행히 밭두렁 밑에 공간이 있어서 살았다 아이가"

    선배는 당시의 아찔한 순간을 구수한 입심으로 풀어 주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몸을 아끼지 않는 대담성에 걱정이라고 나는 핀잔을 할수 밖에 없었다.

    반촌이라 일이 없을땐 산에 올라가 산야초들을 캐 술을 담그는것이 취미인 선배는 2년 전에 담근 대형 하수오주의 병을 자랑하기도 했다.

    각종 담근주들중에 산에서 나는 귀한 야생 도라지술 한병과 오디주 한병을 손에 들르 주는 선배님

    "목이 컬컬할때 한잔씩 하모 좋을끼다.연락도 좀 자주 하고 시간 나모 자주 놀러 온나"

    "행님 알았습니다." 

    때마침 점심때라 근처의 식당에 들러 지역의 유명음식점에 들러 식사까지 사 주시며 배웅해주는 선배 내외분을 뒤로 하고 떠나오는 길은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더할 나위가 없다.

    실직상태인 대다 손목의 원인모를 통증때문에 조금만 힘든일을 하면 통증이 심해 병원다니며 치료중이라 선배 생각은 하면서도 쉬이 찾아 뵙기가 여의치 않아 미안한 마음 뿐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옛추억을 떠올리며 찾은 한때 몸담고 동고동락 했든 선배의 목공소에 들러 회포도 풀고 사진도 몇컷 해 보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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