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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역 일용직의 현장 경험과 건강에 대한 개념

    2015. 6. 14. 00:11   직업의 종류/목수일지

    어제 일기 예보로 오늘 5mm안팍의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상대로 아침 출근길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노가다 일의 성격상 대부분 외부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오는날은 일부 실내작업을 제외하고 중단 될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 같이 5mm정도의 비는 오히려 요즘 같이 한여름엔 일하기 좋은 날이다.

    구름이 땡볓을 가려주고 가랑비 정도로 부슬부슬 내리기 때문에 시원해서 일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 진해 현장으로 출근 했다.

     

    분쇄기로 콘크리트를 깨다 보면 가장자리쪽으로 굴러 떨어지는 덩어리들이 많이 생기게 되는데 요런 것들은 손으로 들어 안쪽으로 던져 넣어 주어야 하고 차량 바퀴에 흙이 붙은채로 현장에서 나갈경우 도로변에 흙이 묻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큰 공사장의 경우 자동 살수기로 바퀴를 세척하게 되지만 여기처럼 소규모 현장에서는 살수기로 직접 세척 해야 한다.

    덩어리들 속에 삐죽 튀어 나와 있는 철근동가리나 쇳조각들을 골라내어 한곳에 모으는 한편 가장 자리에 떨어져 있는 덩어리들을 안으로 모으고 살수기로 물을 뿌리고 휀스 중간 중간에 다 처리 되지 못해 외부에 노출된 부분을 부직포를 이용해 막는것 등을 내가 다 알아서  해치워 버렸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 내고 있는 3톤짜리 탱크의 모습이다..

    주유소의 규모에 따라 기름 탱크의 크기나 갯수가 다르다.

    이곳의 경우 3톤짜리 2개와 4톤 짜리 1개가 땅속에 매설 되어 있는데 이 탱크들도 들어 내어 폐기 처분 해야 한다고 한다.

    탱크가 깨긋해서 재사용 할수 없느냐고 물어보니 주유소의 탱크에는 탱크 마다 고유 시리얼 넘버가 매겨져 있고 한번 사용한 것은 규정상 다시 사용 할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탱크속에 절반 가량의 물이 채워져 있어 물을 퍼내지 않고는 들어 올릴수 없기에 양수 펌프로 물을 퍼내는 작업을 해야 했다.

    문제는 큰 양수기가 들어갈 구멍이 없어 작은 양수기를 사용 하다 보니 내일 오전 까지는 걸릴 예정 이라고 한다.

     

     

    탱크를 들어 내는 것은 내일로 미루고 바닥에 널려 있는 슬러쉬덩어리와 흙 분류 작업을 포크레인으로 먼저 마무리 하고 있는 모습이다.

     

    따로 한곳에 모아둔 슬러쉬 잔해들을 덤프트럭에 옮겨 싣는 모습이다.

    이렇게 실려나가게 되는 슬러쉬는 완전 오염된 것들은 따로 분류되어 재사용 할수 없지만

    깨끗한 것들은 분쇄기로 잘게 부수어 다른 공사 현장의 바닥이나 기초공사등에 재 사용이 되어 지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퇴근을 했다.

    3일째 새벽에도 날씨가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같은 현장에 투입 되어 오전 내내 양수 펌프로 탱크의 물을 퍼내는 한편 다 부수지 못한 바닥과 벽들을 깨고 슬러쉬를 실어 내는 작업을 병행 했다.

     

    어느정도 물을 퍼낸후 드디어 포크레인으로 들어 올리기 위해 중간에 붙어 있는 고리에 와이어 앵커를 걸어둔 모습이다.

    아! 그런데 이게 왠일?

    포크레인에 엄청난 부하가 걸리기며 조금 움직이는가 싶드니 몇번을 시도 해보았지만 실패 하고 말았다. 

    현장에 투입되어 있는 06포크레인 장비로는 역부족이였다.

    그래서 다음날 08장비로 들어 올리기로 하고 점심 식사후에는 퇴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오전에 정신없이 작업을 하든중 철근이 미끄러 지면서 손등쪽에 반동으로 탁 튕기면서 맞은 부위에 시큼 거리는 통증이 왔다.

    퇴근을 할때 까지도 그렇게 많이 아프지 않아 예사로 생각 하고 사무실로 향했다.



    오전 근무로 끝내면 반대가리의 임금 밖에 받지 못하게 되므로 은근히 걱정을 하면서 나오려는데 건설회사 감독님이 날 보며 목수냐고 묻는다.

    아마 용역 사장님으로 부터 전해들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하니 연장이 있느냐고 묻는다.

    아직 준비 중이라고 하자 전화번호를 좀 가르쳐 달라고 한다.

    첫날 출근한날 오전까지 이것 저것 자질구레 한것들을 시키며 막 대하든 모습이 오후 들면서는 아예 내가 하는대로 가만히 지켜 보다 필요한것을 말할때도 오전의 지시하든 것과는 다르게 부탁조로 바뀌드니 이틑날 부터는 그냥 내게 모두 맡겨 버린것 같았다.

    그리고 사흘째 오후 내가 퇴근하는 것이 이 현장에서 마지막인 것같았는지 내 전화번호까지 적어 달라고 한다.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사무실로 돌아 오니 용역 사장님이 자기가 짖고 있는 양파농사밭이 있는데 따라 가자고 했다.

    차로 한시간 거리를 달려 간 양파 밭에는 굵은 양파들이 마지막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용역 사장님 고향이고 큰 창고까지 있었는데 창고는 한때 양돈을 한 흔적이 있었다.

    이번에 양파를 수확하게 되면 이 창고안에 저장을 할 예정 이라며 이곳 저곳에 어질러 있는 연장들과 나무 파렛트와 나무 둥치들만 좀 정리 해 달라고 했다.

    창고안은 오랫동안 방치되어진 까닭에 먼지와 거의 썩어 거름이 되다 싶이 한 볒집 무더기들이 먼지와 함께 이곳저곳에 쌓여 있었다.

    사장님은 대충 중간중간에 널려 있는 나무 파레트와 나무둥치 같은 것들만 한곳에 치워 달라고 했지만 나는 볓집 무더기들을 쇠스랑과 쇠삽으로 떠서 한곳으로 모으는 한편 바닥과 벽에 켭켭이 쌓여 있는 먼지를 빗자루로 깨끗히 쓸어 정리해 버렸다.

    먼지를 머리와 옻에 뒤집어 쓰면서 한 두어 시간을 작업을 하고 나니 볼일을 마치고 돌아온 사장님은 어허 그냥 대충 큰것들만 정리 하면 되는데 하면서도 눈이 좀 휘둥그레해진 듯 보였다. 

    노가다라고 하지만 하루벌어 하루 먹는다는 생각으로 안이하게 생각 하며 너무 눈치를 보면서 일을 게을리 하게 되면 감독관의 눈밖에 나게 되고 일거리를 받지 못할수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할것은 해야 한다.

    양파 한자루를 집에 가져가 먹어라며 차에 싣는다.

    그렇게 차를 타고 내려 오는 도중에 사장님이 또 한마디 한다.

    건설소장이 나더러 그동안 일해본 사람들중 제일 마음에 들게 일한것 같다고 했다 나 어쩐다나....

    사무실에 돌아와 일당을 계산 하고 나오려는데

    "내일은 12만원 짜리 일을 하거로 나오소"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가벼웠다.

    막내 녀석이 내년에 대학에 들어 가게 된다.

    녀석이 대학을 마칠때 까지는 무조건 많이 벌어야 한다.

    그런데 오마이갓이다.

    밤새 손목이 퉁퉁붓고 아파 제대로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세수를 하려는데 세수조차 할수 없을 정도로 손이 아프다.

    일단 나를 믿고 있다 펑크가 나면 안될것 같아 다른 사람이라도 가도록 하기 위해 평소보다 빨리 사무실로 나가 이야기 하고 집으로 돌아 오면서 이럴수가 왜 이런 일이 정말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에

    "신이시여 도와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방해만 말아 주십시오" 라고 외치든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주인공 진 해커만이 떠오른다.

    하루벌어 하루 사는 노가다꾼에게 있어 건강의 개념이란 한마디로 오마이 갓 이라고 표현 할수 밖에 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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